KNOCK

아티스트 스토리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 그리고 이야기! 다양한 문화예술 이야기를 전합니다.

시각ARTIST INTERVIEW | 김민선

등록일 2023-11-14
#시각 #예술가 #예술강사


 

예술은 누구나 할 수 있어야 합니다. 타고난 누군가의 소유가 아닌 모두가 작가도 기획자, 예술가도 될 수 있는 것. 그러기 위해 공간의 제한이 없기를 희망하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에게 더 많이 배우고, 삶을 배우는 중인 학교 예술 강사 김민선, 모모씨 입니다. 낮에는 아이들을 만나고 저녁이면 동네 할머니들을 만나며 예술 활동을 넓혀 

가신 작가는 제주에서의 8년 동안 수많은 에피소드와 내면의 변화를 느끼셨습니다아이들과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간 동안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또 수많은 

고민이 떠올랐고 그런 고민을 작가 스스로가 풀어가고 또 다음 문턱으로 향합니다. 작가는 제주에서 사라져가는 것에 대한 기록으로 플립 북을 만들어 은 

사람에게 잊혀가는 것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웁니. 작가의 예술 철학과 작업에서 예술의 존재 이유와 따뜻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자기 소개 부탁 드려요.

 

필명 모모씨를 쓰는 저는 사악한 모모씨입니다. 문화 기획을 하면서 누구와 놀면 좋을까를 고민하고 아이들과 함께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놀 수 있을까를 고민

하는 예술 강사이며 동네 할머니/할아버지에게 듣는 옛날이야기가 제일 재미있는 생활과 여행의 경계에 사는 모모씨입니다.

 


삶을 고민하다가 제주로 오셨다고 들었어요.


2016년 인천에서 제주도로 날아온 청년입니다. 연극이 너무 좋아 공연 기획을 전공하였고,축제가 너무 좋아 전 세계 축제를 보러 이곳저곳 여행을 하고, 공부를 

했습니다. 바로 육지의 삶은 이런 삶이었습니다. 9시 출근 6시 퇴근 절대 못하는 그런 삶을 사는 육지 청년이었습니다. 그러던 나에게 제주는 아주 좋은 삶의 도

피처이자, 쉼의 장소였습니다이런 곳이라면 저녁이 있는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고, 가장 나답게 지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질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제주에서 삶을 어떻게 보내시나요?


지금은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연극 강사에요. 학교의 피리 부는 선생님이 되어 아이들의 수장이 되어 있기도 하고, 때로는 담임 선생님 보다 

소리를 더 지르는 선생님이 되기도 하지만, 지금의 아이들에게 더 많이 지역을 배우고, 삶을 배우는 중인 학교 예술 강사에요. 낮에는 아이들을 만나고 저녁이면 

동네 할머니들을 만나요절대 알아들을 수 없는 제주어로 말하는 할머니들과 그림책을 만드는 작업에 보조를 하고, 조금씩 들리는 제주어에 할머니 수다에도 

참여를 해보기도 하고요. 그 안에서 일상 작가들이 활동할 수 있는 범위를 확장하고 자 하는 기획 일도 해보기도 하는 중이에요. 이렇게 2016년 이후 어쩌면 제주

도를 지겹도록 짝사랑하고 있는 청년 같기도 해요.

 


왜 사악한 모모씨에요?


모모라는 책을 굉장히 좋아해요. 그 모모라는 책에 그때 당시 10대 청소년들이 00~00나름의 극존칭을 닉네임에 붙여준 게 모모님이었어요. 한 친구가 그냥 

모모씨해~라고 붙였, 사악하지 않아서 사악해지고 싶어서 붙인 닉네임이에요. 손해 보고 싶지 않고, 이용당하고 싶지 않고, 또 때로는 그냥 늘 상 편안하게 밝은 

이미지로 있지만 딱 보았을 때 쉽게 다가가도 되나? 약간의 도도함이 저에게 있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저에게 힘들더라고요.

 


카톡 이름이 연락 안됨이 뜨더라고요. 재밌었어요.


그때가 기자님을 만나기 직전, 제가 3주 정도 작년부터 고민했던 것이 있어서 그것 때문에 잠깐 해외를 나갔던 시기였어요. 그래서 연락이 안 됨 이었어요.(웃음

[그리고 모모 씨는 부재중]이라는 타이틀은 제가 어딘가 떠났을 때 제 지인과의 약속이에요. 이 친구가 모든 것을  OFF 하고 떠났구나. 언젠가 연락이 오겠지

잘 있겠지. 사실 지인들과의 약속인데교나 공적인 부분에서 연락 올 때를 대비해서 만들어 놓은 거예요.

 


모모씨를 찾는 사람이 많은가 봐요.


어느 순간 사실 일과 관련된 관계를 제외하고는 연락을 덜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육지에서 활동이 많이 활발하셨나요?


9시 출근해서 6시 퇴근하면 굉장히 빠른 거였고, 일을 더 많이 했어요. 그리고 저는 공연장을 참 좋아했어요. 공연장에 가서 공연보다는 객석에 집중을 많이 했어요

왜 저기가 비었? 나중에 저 자리는 어떻게 채우지? 이렇게 공연이 완전히 제 일이 되었고 내가 좋아했던 공연은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상황을 만나게 되었어요

내가 좋아서 한 일인데 내가 즐기지 못하고 있구나. 그러면 그 일을 하면 안 되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과감하게 내려왔어요

퇴근이 없었던 시절이었어요.

 


도피를 하러 제주에 오셨다가 살고 계시네요.

 

원래는 회사를 그만두는 시기에 저희 대표님이 왜 가냐, 가지 말고 일을 더 해라. 는 더 일을 할 시기다. 저는 그때는 5년만 하고 싶은 일 하고 올라갈게요

하고 8년이 되었던 것 같아요. 다시 회사는 돌아가지는 않아요. 어느새 자발적 경력 단절이 되었고요. 저희가 이력서를 쓸 때 저희가 8년이라는 시간 동안 

관련 일에 대한 경력 증명서를 땔 수 없어졌어요. 강사로는 할 수 있죠. 하지만 그들이 원하는 기획자 김민선이죠. 이 고민은 최근부터 다시 하고 있어요

제가 즐겁게 학교생활을 하고는 있지만요.

 


제주에서 예술활동은 어땠나요?


저는 사실 예술가는 아니에요. 그래서 8년이라는 시간 동안 예술을 하지는 않았어요. 꾸준게 카메라 하나 걸어 놓고, 꾸준하게 기록을 했을 뿐이에요. 제가 

멍하니 있는 것을 좋아하는데요. 멍하게 바라보던 한라산 앞에 건물이 갑자기 세워지고요. 유채꽃 프라자 옥상에서 바라보는 넓은 들판이 그냥 좋았는데 그곳에 

태양열이 생기고. 그런 것들을 기록하지 않으면 사라져 버리는 거 잖아요. 누군가는 기억하지 있지만 지금의 사람들이 과거의 이 공간을 모르듯이 지금 비자림로가 

사실 그런 상황이잖아요.

 


일하는 대상이 치열했던 육지와 다르게 할머니와 할아버지, 아이들로 변하셨네요.


사실은 아이들을 좋아했던 건 얼마 되지는 않아요. 에너지를 뺏기만 하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최근 몇 년 사이에 이 아이들에게 내가 에너지를 받고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또 하나는 할머니들을 만났던 계기를 마련해 준 게 아이들이었어요. 학교에서 연극 수업 할 때 제주의 슬픔과 제주도라는 단어만 가지고 움직임, 즉흥극을 

했어요. 그런데 아이들 반 전체가 4.3의 현상이 되었어요. 저는 그게 너무 폭력적이라고 느꼈어요. 누군가는 총을 겨누고 누군가는 칼을 겨누고. 아이들이 보여준 장면

이에요. 왜 역사는 이렇게 아프고, 폭력적이어야만 할까 고민했어요. 그렇다가 설문대 어린이 도서관에서 4.3관련 책을 찾았어요. 4.3 사건의 폭력성을 거둬내고, 그냥 

그 진실만 가지고 아이들과 담백하게 이야기하고 싶어요. 그 때 발견한 책이 어르신이 발견한 [나의 ·] 할머니의 책이었어요. 머니가 8살 때 경찰들이 엄마아빠 

어디 갔는지 겁박해요그 당시 아이들었던 할머니의 이야기는 초등학생 아이들에게 자신들의 이야기가 되는 거에요. 할머니는 어땠을 것 같아? 무서웠을 것 같아요

그러면서 어르신의 그림책을 많이 찾아보고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어요. 머니 이야기는 아시다시피 다 제주어에요. 친구들한테 어학 연수 한다고 말하고 다녔어요

이 책 한 권을 읽기 위해서는 제주어로 연습을 해야해요사실을 그런 계기를 마련하게 되었어.





 

 

아이들의 그림들이 순수하죠?


제가 생각했을 때 예술가들에게 요새 제가 느끼는 건 내가 처음 그렸던 그림들을 한번 고민해 보면 즐겁지 않나? 이런 생각을 해요.

 


장르를 시각 예술이라고 하셨는데, 또 어떻게 보면 다원예술도 맞는 것 같아요.

 

저는 시각 예술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이걸로 면접을 볼 때 면접관님들이 저한테 다원예술을 신청하셨어야죠라고 했어요. 그런데 제가 생각하는 다원 예술은 두 개

에서 세 개의 장르가 합쳐져야 예술이다라고 말하고 싶어요. 근데 플립북은 책은 아니거든요. 영상을 아날로그 방식으로 인쇄한 인쇄물 이에요. 사람들이 책으로 구분

하는 경우도 있고요, 저게 과연 어떠한 장르일까 하고 고민을 해보았어요. 그렇게 따지면 미디어 분야라면 시각이 맞지 않을까. 그것들을 한 번 더 인쇄물로 뽑아 

낸거니까요.


 



 

 

향후 작업의 방향성은 어떻게 되나요?

  

향후에도 플립북 작업은 계속 할 예정입니다. 이 책 중에 소장이 하고 싶거나 소개하고 싶은 책은 더 출판하여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이고 싶습니다. 또한 작업자 모모

씨도 기획자인 김민선의 방향성은 하나입니다. 예술은 누구나 할 수 있어야 합니다. 타고난 누군가의 소유가 아닌 모두가 작가도 기획자도, 예술가도 될 수 있는 것. 그러

기 위해 공간의 제한이 없기를 희망하는 것 같습니다.

 


모모씨가 말씀하시는 예술은 굉장히 열려있어요.

 

제가 생각하는 우리나라의 예술은 문턱이 높다고 생각이 들어요. 시간을 내서 공연장과 전시장을 가야 하는데 어떻게 하면 문턱을 낮출 수 있을까? 그림과 공연이 

관객을 직접 만나러 갈 수 없나? 그런 고민이 저에게 있었어요. 그래서 3주 정도 해외여행을 갔는데 그 이유를 찾기 위해서였어요. 포르투칼에서 만난 자전거 갤러리

에서 작업하시는 작가님을 만났어. 본인의 자전거에 그림만 거세요. 그게 갤러리가 돼요. 나는 자전거만 있으면 좋을 것 같. 공간은 상관없어라는 이야기를 했어요

저는 우리나라도 공간의 제약이 없었으면 좋겠. 이런 생각을 했어요. 누구나 볼 수 있는 예술의 장르였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했어요.

 



carmena_costa

Carmena - 예술가

Artist - Animator - Illustrator

Sketchbook lover and drawing addict.

Commissions open

Porto, Portugal

 

 

해외에서의 시간이 모모씨의 고민의 열쇠가 되었네요.


서양에서는 유모차가 공연장에 들어와요. 우린 어린이 공연을 제외하고는 공연장에 유모차가 들어갈 수가 없어요. 공연을 하고 있는데 아이가 울면, 배우가 달래기도 

하고요. 우리에게는 상상할 수는 없는 일이에요. 그리고 강아지를 데리고 갤러리에 들어가요. 상상 해보셨어요? 그들에게 그 것이 일상이에요. 예술은 예술가만 즐긴

다고 생각한다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해외에서 있었던 기억에 남는 일을 이야기 해주세요.


원래 어린이는 놀아야해 민선, 지금 놀지 않으면 놀 수 없어." 충격적인 말이었어요.



 

 


청년 지원 사업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어떻게 되나요?

 

제주의 8년을 정리하고 싶었습니다. 그것이 어떠한 방식으로 든 말입니다. 그래서 8년 동안 내가 꾸준히 한 작업을 좋아하는 공간에서 사람들에게 보여주면 

어떨까? 이것이 이 사업의 참여 계기가 되었으며, 어쩌면 이 작은 발판이 제가 내년에 보여줄 미래가 될 것 같습니다.

 


8년을 정리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올 해가 청년이 끝나는 마지막 해입니다. 청년에서 중년으로 넘어가는 단계가 되었어요. 이제는 내가 청년처럼 살 수는 없는 거 에요. 청년으로써 했던 활동을 

정리하고 김민선이라는 사람이, 모모씨라는 사람이 자기만의 장르와 자기만의 퀄리티로 꾸준히 가고 싶었어요. 그래서 번째는 내가 했던 작업을 사람들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그냥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고민했던 방식을 조금은 넣고 싶었어요. 그래서 공간만이 아니라 제주도의 동서남북을 

돌아다니고 싶은데  어떤 사람들을 어떻게 만날지는 사실은 모르거든요. 그런 의미의 사실은 정리였어요.



제주도에서 예술을 한다는 것은?


제주도에서 예술을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제주도에서 예술을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조금 하고 싶은 말이 없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는 자연의 

영감을 받아 엄청난 작업물을 만들어 내다면, 지금 저에게 제주는 삶의 경계 그 어디 중간 지점인 것 같습니다.

 

 

영감을 얻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여행입니다. 생활 공간을 떠나야 하고 싶은 것도 기록을 해보고 싶은 것도 있는 것 같습니다공간을 벗어나야 저에게는 쉼이 생기는 거고 숨을 쉴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생각도 약간의 확장인 것 같아요. 휴대폰을 꺼 놓는 것 같은거요. “나 떠나 여행 갈게하고 떠나면 제 지인들은 또 이상한 짓 하고 오겠구나 

하고 이야기 해요. 사진을 몇 만장 찍던지, 영상을 몇 개 찍어와서 또 미친 듯이 이것저것 하게구나. 아니면 지금에서 텐션이 조금 더 올라가요. 그러면 그 

텐션으로 버텨요. 일이든 작업이든. 그리고 여행에서 보는 시선들이 참 재밌어요. 가 보지 못한 시선이라 그래요.

 


청년 예술가로 있는 지금,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청년 예술가라는 말이 조금 많이 어색하지만 저의 인터뷰를 보는 누군가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한가지입니다. “즐거우신가요? 그럼 저도 즐겁습니다.”





 



 


어떤 예술가를 지향 하는시나요?


소유하지 않는 예술가를 지향합니다. 예술 뿐만 아니라 삶도 소유하지 않음을 지향하는 것 같습니다. 최근 저의 예술가의 롤 모델은 바로 할머니 예술가 분들입니다

자유로운 표현규격이 없는 자연스러움이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습니다.

 

 

같이 작업했던 할머니 예술가를 말씀하시나요? 아니면 예술계의 거장 윤석남 작가님같은 할머니 예술가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지금 만나는 할머니들도 예술가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만난 할머니들도 사실은 우리가 태어나면서 지금까지 저는 예술가적 기질은 있다고 봅니다. 할머니들도 신기한

 게 할머니들을 작가님이라고 하면 할머니도 작가가 되더라고요. 슬리퍼 신고 오시는 할머니들한테 북 토크 가신다고 말씀하시면 옷을 3,4벌 갈아입고 오세요. 왜냐면,

때만 큼은 할머니도 작가님이세요. 저도 그게 정말 충격적이었어요. 제가 생각하는 할머니였어요





 


MBTI는 무엇인가요?


infpinfj가 왔다 갔다 합니다.

 


취미 생활은 무엇인가요?


책 쇼핑, 동네 서점 다니기, 맛있는 커피 찾아다니기입니다. 어느 순간 제가 책을 편식하고 보고싶은 것만 보고 있더라고요. 그리고 감정 호소하는 책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일과 캐인작업의 균형


50:50인 것 같아요.  지금 하는 일이 비중이 그 쪽이 크면 그쪽으로 비중이 가는 것 같아요.

 


작가님에게서는 정이 참 잘 느껴지는 것 같아요. 지향하시는 점에서 작가님의 성향이 참 잘 드러나는 것 같아요. 다양한 시도와 작품을 잘 만드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기획자로는 돌아갈 것 같아요. 꾸준히 움직일 것 같아요. 동네 아이들과 동네 학교 만들어서 동네에서 놀 것 같아요

기획과 수업 모두를 이야기해요예술적인 감성이냐 삶에 대한 이야기냐는 다가오는 사람에 따라 달라질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