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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스토리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 그리고 이야기! 다양한 문화예술 이야기를 전합니다.

시각 ARTIST INTERVIEW | 김유리아

등록일 2023-12-12
#생태예술 #생태건축 #시각


 


생겨난 모든 것들은 결국에는 소멸하게 되고 또 소멸한 곳에서 언젠가는 다시 새로운 것이 태어나는 것이 자연의 이치입니다. 이런 자연의 큰 순환 체계를 존

중하고 의식하면서 제 작업을 해나가고 싶어 유무(YUMU)라 이름 지었습니다."


있을 유, 없을 무. 있다가도 없는 유무를 자연을 통해 표현을 하는 김유리아 작가입니다. 뉴욕에서 건축가로 살아오면서 가지고 있던 회의감에 다시금 고향

의 땅 제주로 오게 되었습니다. ‘자연을 키워드로 생태예술을 이야기하고, 그녀만의 메시지를 전달하는데요.서귀포, 강정의 땅에서 펼쳐지는 작가의 이야기

를 소개합니다.





 


프로젝트


빛을 심다 (sowing Light)



아티스트 소개

 

뉴욕에서 건축가로 활동하다 현재는 고향 제주에서 유무(YUMU)라는 곳을 만들어 건축 및 생태예술 관련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생겨난 모든 것들은 

결국에는 소멸하게 되고 또 소멸한 곳에서 언젠가는 다시 새로운 것이 태어나는 것이 자연의 이치입니다. 이런 자연의 큰 순환 체계를 존중하고 의식

하면서 제 작업을 해나가고 싶어 유무(YUMU)라 이름 지었습니다.

 


유무(YUMU)라는 곳은 어디에 있나요?

 

없습니다(웃음). 제 닉네임으로 쓰고 있지는 않습니다. 가상의 제 사업장 이름입니다.

 




 


뉴욕에서 건축가로 활동하시다가 돌아오셨어요. 건축가는 생태예술 작업하는 것과는 다른 결이에요. 어떤 계기가 있으셨나요?

 

그런 이야기는 참 많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뉴욕에서 한국으로 갈 때도 왜 가냐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원래 큰 사건이 있을 때는 큰 계기가 있잖아요

저에게 전환점 같은 사건이 있었어요. 유무에서 무가 없을 무입니다. 다 비우고 다시 시작하고 싶은 시기에 마침 코로나가 터졌습니다. 재택근무를 하

던 때라 저녁 산책을 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그때 돌아갈 결심을 했습니다. 코로나가 부스트가 된 거에요.

 

 

예술작업은 언제부터 시작하셨나요?

 

제가 좋아하는 것을 그냥 따라가는 느낌이었습니다. 제주에서 보내던 어린 시절이 생각이 났고, 제주에 와서는 금능에서 한동안 살았어요. 뉴욕에 있을 

때부터 생태건축에 관심이 있었는데 제주에서 지내면서 생태 예술로 확장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무()로 돌아가고 제주로 다시 돌아와서 건축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한 퍼머컬쳐(Perma Culture)에 대한 관심까지 있던 상태였는데요. 그러다가 우연히 생태예술 공모전에 도전할 기회가 생

겨 작업을 시작했습니.



작업 장르 및 컨셉은 무엇인가요?


작업 장르를 분류하는 걸 경계하는 편이지만 현재 하고 있는 작업에 대해 얘기하자면 생태예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생태예술은 우선 자연을 존중하

는 자세가 바탕이 되어야 할 것 같아요. 그래서 작업 과정에서 재료와 설치 장소의 조건을 신중하게 생각합니다. 대지 조건을 파악하고 재료 선정에 신

경 쓰는 건축과 그런 점에서 큰 맥락을 같이 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우리에게 주어진 다양한 자연적 조건 안에서 뭔가를 덧대었을 때 그것이 자연의 흐

름과 함께하면서 변화에 순응하는 것을 생태적인 작업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생태예술이라는 단어가 참 생소한 것 같아요.

 

자연과 함께 만들어나가는 작업을 생태예술, 생태건축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공통된 키워드는 자연이에요. 생태예술에 대한 정의는 주관적이고 

사람마다 다르지한라산에 하나씩 올려두는 돌도 생태예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렵지 않은 것 같아요.

 


운동장에서 놀면서 낙서했던 것, 친구랑 모래탑을 쌓던 것들.. 그런 것들인가요?

 

, 그런 작업도 포함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도 계속 이 단어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작업 장르의 분류를 왜 경계하시나요?

 

제한된 게 많습니다. 건축도 기존의 정형적인 길을 나도 모르게 가는 경향이 있어요. 박스(장르)에서 벗어난, 자유로워지려는 것이 예술이라고 생각합

니다. 아무래도 제가 경계에 있어서 그런 것 같네요. 건축과 생태예술 사이에 있는.

 


건축 쪽으로 다시 돌아가실지, 작업으로 다시 발전하실지요.

 

제가 장르의 분류를 경계했던 지점과 비슷한데요. 저는 이것도 건축의 일부분이고, 확장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인드가 참 좋은 것 같아요.

 

유무의 뜻에서도 순환이라는 이야기가 있는데요.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건축하면서 회의감을 느꼈었는데요, 이미지로만

소비되는 것들에 대해서요그 이유로 저는 제주도 금능으로 왔지만, 물질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결국 유무 사이의 조화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작업의 현재와 미래의 방향성이 어떻게 되나요?

 

앞으로 해나갈 작업의 기반이 되는 저의 모토는 세상에 태어나 다시 흙으로 돌아가는 여정에서 표현하고 소통하고 통합하는 삶 살아가기입니다

일상의 삶을 차곡차곡 살아가며 느끼고 배우는 것들을 한 가지 매체/방식에 국한되지 않고 표현하려 합니다. 더 나아가서는 세상의 다양한 면을 

존중하고 이해를 넓혀가면서 소통의 끈을 이어가고 싶습니다.

 


작업의 미래의 방향성이 참 멋진 것 같아요. 조금 더 설명해 주세요.

 

유무를 한 문장으로 정리를 해보았는데요. 표현은 한 방향으로 제 것을 전달하고, 소통은 양 방향, 통합은 하나로 두르는 것입니다. 1차원, 2차원

3차원을 담는 것이에요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표현하게 될지는 모르겠어요. 그러나 20대를 주로 사무실에서 보냈었던 것과는 다르게 30대는 땅

에서 시간을 많이 보낼 것 같습니다.

 




 


이번 전시를 하시면서 말씀주신 표현부분을 적극적으로 해내셨을 것 같아요.

전시를 하고 느꼈던 점을 말씀해 주세요.

 

하면서 많이 배우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생각이 많아서 행동이 느려요.

그러나 몸을 쓰면서 현장에서 일하는 것이 재밌었습니다. 표현하는 경험이 좋은 경험이었어요.

설치하는 과정도 좋았습니다. 작업한 곳이 올레길이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질문을 했는데요, 유리를 심는 것처럼 보이니까 신농법이냐는 질문

도 받았습니다. 저는 소통 부분이 아직은 서툴러요.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아이디어를 물질적으로 구현했다는 점

에 의의가 있는 것 같습니다.


 

빛을 심다, 생명력, 자연 영감 이런 단어들이 참 많았어요. 뉴욕에서 일하시면서 많이 그리우셨나요? 아니면 어렸을 때부터 관심이 있었을까요?

 

옛날에도 분명히 그런 모습이 있었을 거예요. 그게 연결이 된 게 20대 후반이고, 저를 다시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저의 모습을 가지고 있었지만 제

가 못 알아챈 거라고 생각합니다뉴욕에서 제가 제주에 대한 기억과 향수가 있었어요. 뉴욕에서 버스를 타고 한 시간 반 먼 바다를 가거나, 대도

심에 있는 공원들을 많이 다녔습니다. 하지만 채워지지 않는 한라산 같은 대자연에 대한 향수가 있었던 것 같아요. 또 돌이켜보니 학교에서 건축 

스튜디오 주제를 등산가의 집’, ‘정원가의 집이런 주제를 많이 다루었었어요.






 


청년 지원 사업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작년에 서울에서 공공예술 프로젝트 공모를 통해 생태예술 전시를 하고 난 후, 고향인 제주에서도 시도해보고 싶었습니다. 지원 시기에 추상적

이지만 작업해보고 싶은 주제가 있었는데, 지원사업을 통해 아이디어를 구체화 시키고 물질적으로 구현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좋습니다.



제주에서 작가님이 생태예술을 시도하셨는데요관람하신 분들은 보통 어떤 분들이 많이 오시나요?

 

강정이 참 멀어서 주변 사람들에게 말씀드리기가 어렵기도 했었는데요. 그래서 동네 주민과 올레길 탐방객들이 주 관객이었습니다. 외국인 관

광객도 많았습니다.

 


전시가 진행 중인데요 어떻게 마무리를 하고 싶으신가요?

 

밑에 새싹들이 자라고 있습니다. 좀 더 놔두면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하는 모습을 관찰해보고 싶어요. 저는 이게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제주도에서 예술한다는 것은 어떤가요?

 

내가 태어난 곳과 다시 연결 지으면서 깊게 뿌리내리는 느낌입니다.



영감을 얻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감정을 회피하지 않고 마주한 후 내면이 고요해질 때입니다. 실제로 명확해지는 순간들이 있는데요. 여러 가지 생각과 감정이 떠오르는 것을 

느끼지 않으려고 애쓰지 않았을 때입니다. 회피하고 잠든 날이 있지만 인정하고 잠든 날은 정말 개운하고 안개가 걷힌 느낌입니다.

 




 


MBTI는 무엇인가요?

 

INFP입니다.

 


취미생활 무엇인가요?

 

음악에 빠져들기 (듣거나 연주하거나 부르면서)

 



 


자유롭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이런 인터뷰가 의미가 있었으면 좋겠고, 다른 작가님들과도 함께 무엇인가를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