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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스토리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 그리고 이야기! 다양한 문화예술 이야기를 전합니다.

다원ARTIST INTERVIEW | 박진아

등록일 2023-12-15
#경계 #경계식물 #숨은소리

 


 

이주민과 원주민, 어른과 아이, 혹은 예술가와 예술가가 아닌 사람들. 저는 이렇게 항상 경계의 사이에 관심이 있었던 것 같아요.” 

거리와 거리 밖에 관심이 있습니다. 우연과 즉흥 등 ()자연적 현상에 즐거움을 느낍니다.”


생각을 무한대로 확장할 수 있는 미지의 영역인 예술. 답이 없어 즐겁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사람들을 매료시킨다. 이런 예술에 또다시 

일반적인 답을 매긴다면 보편적으로 생각하는 그림, 조각, 건축일 것이다. 하지만 박진아는 예술의 가치를 다른 생각을 해 줄 수 있게 하

는 것이라며 새로운 경계의 영역을 만들어 간다. 그녀는 경계 식물이라는 엉뚱하고 재밌는 장치를 통해 주변의 현상을 관찰하고 아카이

빙한다. ‘경계 식물을 심는 행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장소의 의미 그리고 그 후 일어나는 이야기로 또 다른 미적 가치를 만든다.




 


프로젝트와 장르


청년 예술가 육성 사업, 다원 예술




 


아티스트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제주에 살고 있는 박진아입니다거리와 거리 밖에 관심이 있습니다. 우연과 즉흥 등 ()자연적 현상에 즐거움을 느낍니다.

최근에는 게릴라 가드닝이라는 관계와 현상에 대한 작업을 했습니다.

 


작업 장르 및 컨셉이 무엇인가요?

 

저는 경계 식물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게릴라 형태를 취하고 과정을 글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밤에 다녀간 도둑처럼 마을에 몰래 들러 도둑과 다른 새로운 것을 두

고 갑니다. 장소는 주민과 외부인, 노인과 청소년 등 서로 다른 사람들이 스치는 곳입니다. 이런 경계의 장소에 콩난, 노랑 보라, 파인애플을 심습니다. 모두 엉뚱하

, 쌩뚱맞고, 의아한, 식물이자 먹을 수 있는 것들입니다.

 

그리고 숨소리, 물소리, 새소리, 눈 밟는 소리 등 실제로 동시에 들을 수 없는 소리를 모아 편집했습니다. 스피커의 위치를 다르게 놓기도 하고 여러 시도를 했습니

이후 숨은 소리 찾기로 발전시켜서 소리 위치 실험을 공유했습니다. 공간에 소리를 배치했는데 작업 의도와 다르게 관객들이 반응하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그리고 [굴라찌, 산책 같은 것]을 진행했습니다. 참여자를 모집해 그들이 장소에서 수행해야 할 것들을 안내했습니다. 미니북에 손글씨로 작성하여 따뜻한 느낌을 

들고, 다정하고 인디언다운 분위기를 유도했습니다. 참가자들이 명상, 산책, 관찰, 쉼 같은 것들을 수행하도록 도왔습니다.

 



 


경계 식물을 심으면서 어떤 느낌이 들으셨어요?

 

이상하게도 도둑질하는 느낌이 났어요. 차 소리에 놀라기도 하고, 길에 멈춘 차에 놀라기도 하고, 누군가 절 바라보고 있지는 않은지 경계하게 되더라고요. 마을 

노인분들, 특히 할아버지들이 윽박지르기도 했어요.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경계는 어떤 영역인가요?

 

이주민과 원주민, 어른과 아이, 혹은 예술가와 예술가가 아닌 사람들. 저는 이렇게 항상 경계의 사이에 관심이 있었던 것 같아요.



숨은 소리도 어떻게 생각해보면 경계에 위치한 소리 영역 같아요. 쉽게 들을 수 없는 소리가 왜 끌리셨나요?

 

경계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는데 현재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또 경계의 영역이네요. 저는 쉽게 들을 수 없는 소리가 익숙해지면 더 안 들리는 것 같아요.

시에 있으면 그리워지는 새 소리 같은 자연의 소리요. 그래서 더 끌렸어요.

 



 


숨은 소리를 진행하고 관객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말씀드렸던 것처럼 관객들이 참 다양한 해석을 했어요내가 가진 것을 하나씩 잃어보고 싶다. 눈을 감으면 선명해지는 소리처럼 새로운 것을 감각할 수 있게 되

지 않을까?‘’ 소리는 공간을 만든다. 그 공간 속에서 유영하는 자유로움을 느끼게 한다.‘’ 눈을 감고 소리만 존재하면 나는 어디든 갈 수 있네.‘

관객들이 남기고 간 이야기예요.

 

 

저도 [굴라찌, 산책 같은 것]에 참여해보고 싶어요. 따뜻한 초대라고 생각해요. 어렸을 적 친구들과의 소꿉놀이 같아요.

 

수행자들 중 한 명은 떠나온 자신이 아버지에게 남기는 편지 같다고 했고, 다른 한 명은 평소에 해 먹지 않는 아침 식사를 하고 산책을 하며 고

양이를 만났다고 했어요.

 


[굴라찌, 산책 같은 것]이 정형화되지 않은 창의적인 작업이에요. 진행 과정에서 다양한 이야기가 있었을 것 같아요.

 

굴라찌 2차를 진행하면서 동료들이 해 준 피드백 중 오는 길에 연결감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그래서 출발 전날 단체 채팅방을 만들고, 수행한 것들을 각자 

공유어요. 그리고 오후에 만나서 산책을 공유하고, ‘소리 산책이라는 것을 진행했어요.

 



 


소리 산책은 무엇인가요?

 

저는 소리 산책이라는 언어를 만들어 가는 중입니다. 예를 들어 실내에서 눈을 감고 존재하는 것(부스럭거리는 소리, 냉장고의 화이트 노이즈

을 들어보거나 밖으로 나가서 들리는 것을 적거나 그리는 것입니다.. 또한 들리는 소리를 따라 길을 걷거나 눈을 감고 앞사람을 따라 걸어보는 

것도 했습니다나중에 소리 산책을 발전시키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예를 들어 눈을 감고 공간을 인지할 수 없는 곳에 가서 참여자와 무언가 

하는 것처럼요. 소리 산책은 혼자 할 수 없는 일인 것 같아요공연 이상의 이상(이상)’과 책 눈 뜬 자들의 도시그리고 비주얼씨어터(이철성)의 

마사지사가 생각났어요. 그리고 거리, 감각, 신뢰 등의 단어도 떠올랐어요.

 

 

이번 프로젝트 후에 느꼈던 점이 있나요?

 

혼자 하는 작업을 하고 싶었어요. 팀을 꾸리고 소통하는 일은 복잡하고 불편했어요. 다른 것보다 아카이빙 결과물 공유가 어려웠어요. 경계 식물은 설치, 퍼포먼스

적인 지점이 있어서 촬영 및 편집 작업자가 같은 사람으로 함께했어야 함을 알게 되었어요.

 



 


작가님께서 처음 생각하신 경계 식물과 프로젝트 후의 경계 식물에 차이점이 있다면?

 

처음 경계 식물을 심을 때만 해도 경계에 심는다에 의미가 있었어요. 그리고 나서 관찰을 통한 사람들의 반응과 이야기에 관심이 갔어요

후에는 이 이야기들을 모으는 게 필요하다고 느껴집니다.

 


향후 작업의 진행 방향성은 어떻게 되나요?

 

3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프로젝트를 전부 발전시켜 조금 더 오랫동안 작업하고 싶었어요. 먼저 경계 식물프로젝트를 길게 발전해서 진행할 예정인데 절기

마다 경계 식물을 심고 1년 이상 아카이빙해볼 예정입니다.

 



 


청년 지원 사업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작업이 아닌 작업자를 지원하는 방식을 긍정적으로 생각했습니다.

 


제주도에서 예술을 한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스스로를 증명하고, 텃세에 무감해지는 것입니다.




 


작가님께서 생각하시는 스스로를 증명한다는 것은 무엇인가요?

 

[경계]는 저의 관심사에요. 페인팅이나 설치처럼 보편적으로 생각하는 예술의 영역이 아니에요. 경계와 행위도 예술로 받아들일 수 있을 때까지 관심사를 꾸준히 

작업하는 것이 곧 스스로를 증명한다고 생각합니다.

 

 

보편적으로 생각하는 예술이라기보다는 실험적이세요. 혹시 닮고 싶은 작가가 있을까요?

 

celeste boursier-mougenot, maya lin landscape입니다.

 



 


작가님이 생각하는 예술이란 무엇인가요?

 

예술에 대한 정의라기보다는 제가 생각하는 예술의 가치는 다른 생각을 해 줄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영감을 얻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우연함, 자연, 이것과 저것의 만남에서 영감을 얻습니다.

 



 


청년 예술가로 있는 지금,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이것을 읽고 있다고요?

 


어떤 예술가를 지향하나요?

 

엉뚱하길 바란다.


 

MBTI는 무엇인가요?

 

INFP INTP

 


취미생활은 무엇인가요?

 

눕기, TV 보기, 물놀이